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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를 되살리는 문재인 후보에게 추천할만한 책 <달리는 조사관 > >>2017-06-08 09:25

  • 달리는 조사관

                   -송시우-


    “호응해 주신다면, 계속해서 한국 미스터리 소설을 써보겠습니다.” 
    2015년에 나온 이 작품이 송시우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정말이요?”라고 작가에게 되묻고 싶다. 이 작품을 보며 그동안 외국 유명작가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추리소설’의 영역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런 좋은 작가도 있구나! (물론 한국에 유명하진 않지만 좋은 추리소설 작가가 많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잘 몰라서 그렇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마지막에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내는 추리소설도 좋지만,

     이렇게 정보를 살짝살짝 노출시키며 독자를 추리에 동참시키고

     동시에 끝까지 흥미를 놓치지 않게 만드는 책은 더 좋다.
    촘촘한 구성에 적절히 한국적 사회이슈를 섞어놓은 것하며,

     다양한 방식으로의 사건묘사 방법이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몰입하게 만드는 글의 전개 등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것이 없다. 

    참으로 참신한 추리소설이다!


    <달리는 조사관>은 인권증진이위원회라는 가상의 조직에서 근무하는 

    조사관들을 탐정으로 하는 추리 소설이다.

    관련자들이 서로 엇갈려 증언을 하는 사건을 두고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는 일반적인 추리소설의 한 형태이지만,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가 침해되었는가?’에 초점을 주고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일반적은 추리소설과는 아주 다른 생소한 모습이다.


    단순히 피해자나 형사가 선인이고,  범인이 악당이라는 1차원적인 구도가 아니다. 

    형사가 범인을 잡았더라도 취조의 과정에 인권침해가 있었다면, 

    형사는 인권침해의 관점에서 선인이 아니다. 

    다섯 편의 단편에서 경찰(형사), 피해자, 가해자, 인권조사원, 목격자 등의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이들이 ‘인권’이라는 필터로 다층적인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생소하고 흥미진진하다.


    또한 여기에 주인공격인 4명의 주요 조사관의 개성이 너무나 뚜렷이 살아있어,

     책 읽는 재미를 크게 더한다. 

    한번 손에 잡으면 한 편이 끝날 때까지 손을 놓질 못했다. 


    매사에 신중한 나머지 우유부단해 보이는 베테랑 조사관 윤서, 

    남의 일을 내일처럼 여기는 열혈 조사관 달숙, 

    약자의 편에 서야한다는 생각으로 독단과 정의 사이를 줄타기하는 홍태,

     사법고시 출신이지만 인권위에서는 영 힘을 못 쓰는 지훈 등

     조사관은 모두 각기 자신만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단편에서 혼자 혹은 둘씩 출현하던 조사관들은

     마지막 단편에서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되며, 

    막판에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서로 갈등을 겪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며 부대끼는 조사관들의 모습은

     완벽한 탐정이 아닌 불안정한 우리네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오락으로서의 추리소설과 사회 범죄의 기록자로서 추리소설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는 조사관들의 심리묘사는 이 책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이다.


    아서 코난 도일이나 아가사 크리스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훌륭하긴 하나 이 작품들의 아쉬움은 현재 우리나라가 배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 작품의 사회적 배경은 과거이거나 혹은 다른 나라이다. 

    당연히 소설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달리는 조사관>의 배경은 현시대의 대한민국이다.
    우리 사회에서 있을 법한 많은 일들이 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책에 나온 ‘인권증진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국을 모델로 하였고, 

    절차나 구성도 실제 조직을 참고하였다고 한다. 
    소재로 쓰인 민간인 사찰, 노조 내 성희롱, 이별폭력, 강압진압 논란 등도

     모두 뉴스에서 보도되었었던 사건들이다.

    ‘21세기 초의 한국 범죄사의 간략한 스크랩북’이라는 박현주 칼럼리스트의 말에 공감이 된다.

     이런 소설은 우리사회의 모습을 거울과 같이 생생히 보여주며, 

    우리사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순기능이 있다. 
    한국적 색채가 잘 녹아들어 있어 몰입이 더 잘된다. 
    대한민국 독자로서 우리나라 추리소설 작가를 키워주고 싶은 이유들이다.


    미스터리 마니아에서 작가가 된 송시우 작가는 
    “호응해 주신다면, 계속해서 한국 미스터리 소설을 써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작품을 쓰고 난 뒤 1년 만에 두 번째 작품을 썼다. 
    좌충우돌이었지만 시종일관 성실함으로 무장했던 인권위 조사관 4인의 기록처럼,

     작가의 말에서 다음 작품에도 성실함이 묻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검색해보니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은 올해 초에 출간된 <아이의 뼈>라는 단편집이다. 
    그 책을 읽을 순간이 벌서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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