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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쇼몬 단편선(민음사 기준) 독서 토론 후기 >>2018-06-04 10:20
  •  창원 독서 모임 [호모 읽고있스] 2018. 3. 30 금요일 독서 토론 후기

    http://cafe.naver.com/hmread

     

     

    도서명 : 라쇼몬 단편선(민음사 기준)

    저자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라는 작가는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권위있는 작가라고 합니다. 35살의 이른 나이로 일찍 생을 마감한 작가이지만, 그의 작품들은 10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변화를 직관적이고 논리적으로 단편 속에 풀어 넣으면서, 일본 특유의 민담이나 괴담 등과 부담스럽지 않게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도서는 일본풍의 요괴나 민담, 괴담 등이 어떻게 전해져왔는지, 어떻게 작품화 되었는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최신의 소설 등에서 등장하는 판타지적인 요소들은 일차원적이거나 구체적인 세계관이 없어 읽기에 자극적이고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개연성이 부족하거나 작가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이 너무 뻔히 보이는 등, 글을 읽으면서 흥미나 재미보다는 "이걸 내가 왜 읽어야 하나",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하는 의문을 품은 채 읽어나가야 했습니다.


    그에 비해 '라쇼몬'은 일본 특유의 괴담을 마치 그것이 일상의 한 부분인 것 마냥 풀어내고 있습니다. 단편 '마 죽'에서는 여우가 정보를 전하는 것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작품을 그려갑니다. 단편 '코'에서는 턱까지 오는 코의 존재가 그럴 듯하고, 그 코를 물에 불려 발로 밟으니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마치 그것이 비범한 해법처럼 전달됩니다. '라쇼몬'은 책 속의 작품관을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습니다. 먼저, 괴기스러운 설정을 현실적인 사물, 상황 등에 녹여내면서도 과하거나 억지스럽지 않게 작품 속에 집어 넣고 있습니다. 또한, 작품 내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당연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적절히 분류하여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빌러비드'를 읽고 나서도 이와 비슷한 결론을 내린 바가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는 처절하고도 끔찍한 흑인 노예의 생활상을 담담히 그려냅니다. 마치 그러한 참혹하고 끔찍한 세상이 당연한 것인 마냥, 그렇지만 그 와중에 인물들의 감정 변화나 인간관계는 현대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인간 본성에 바탕을 둔 습성들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요즘 작품들은 설정이나 세계관, 대사를 이용해 독자에게 어떻게든 충격을 주려고 노력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습니다. 거기에다가 반전이나 소름 돋는 상황들을 한가지, 혹은 두가지 집어 넣습니다. 그런데 제 독서 습관의 경우에는 작가의 의도, 작품 배경 등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거나 해석한 다음에 그 해석이 아이러니를 포함하고 있을 경우에 사색과 감동, 여운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 읽은 '어린왕자'는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이성적인 대화, 삶에서 얻게 되는 지혜와 교훈들("권위는 무엇보다도 이성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왕의 말 등, 그리고 어린왕자와 등장인물들 간에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진행되는 대화)이 동심의 세계관 속에 적절히 풀어져있음을 보고 감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글들에 비교하면 제가 읽은 최근의 소설들은 하나의 감정, 단편적인 뜻의 전달 그 이상을 받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책이 가치 없다는 것은 아니며 저의 경우가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러한 이유 등으로 저에게 '라쇼몬'은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우리나라 역시 일제강점기 시기가 없었더라면 특유의 민화와 같은 주제들이 발전되고 전승되어 훨씬 더 다채롭게 전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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