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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분류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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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무장국가 북한과 세계의 선택 작성일 2018-05-26
  • 이삼성 지음 ㅣ 한길사, 2018-04-13
  • 제1장



    미국을 위협하는 핵무장국가 북한의 완성



    1. 대량생산 국면에 진입한 북한 핵무기


    북한은 2006년 10월에 첫 핵실험을 했다. 2017년 9월 3일에 실시한 제6차 핵실험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섯 차례 핵실험을 했다. 11년 동안 북한은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핵무기의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대 초 북한 핵 프로그램이 국제 정치 문제로 부각된 이래 4반세기 동안 한미동맹이 북한의 핵무장 방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전개해온 대북정책의 결산이자 최종 성적표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2017년 9월 3일 성명에서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 핵 과학자들은 9월 3일 12시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밝힌다. 북한은 이 성명에서 “이번 수소탄 시험은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 제작에 새로 연구·도입한 위력조정 기술과 내부구조 설계방안의 정확성과 믿음성을 검토·확증하기 위하여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수소탄이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 장착용으로 개발되었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언론은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음을 곧 인정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CSIS의 미사일방어 프로젝트Missile Defense Project는 제6차 핵실험의 파괴력이 ‘140킬로톤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같은 제6차 핵실험의 파괴력에 대한 미국 여러 기관의 평가는 최소 50에서 최대 160킬로톤까지 다양했다. 북한의 초청으로 2010년까지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영변 핵시설을 견문한 바 있는 스탠퍼드대학교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Hecker가 파악한 제6차 핵실험의 파괴력은 200~250킬로톤이다.


    그 이전 다섯 차례 핵실험 때 북한이 얻은 폭발력에 대해서도 평가기관마다 상당히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북한의 지난 5차례 핵실험의 파괴력을 0.5~2킬로톤제1차, 2~4킬로톤제2차, 6~9킬로톤제3차, 7~10킬로톤제4차, 10킬로톤제5차으로 분석했다. 한편 헤커가 파악한 제5차 핵실험의 파괴력은 지진규모 5.3으로 15~20킬로톤의 파괴력을 보였다. 그에 따르면 이것은 제4차 핵실험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커진 것이었다.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가 주목한 워싱턴 D.C.의 초정파적 싱크탱크 핵위협방지기구Nuclear Threat Initiative: NTI의 분석에 따르면, 2006년 첫 핵실험의 폭발력은 2킬로톤이었다. 2009년 핵실험의 파괴력은 8킬로톤으로 증가한다. 2013년과 2016년 1월 제3차와 제4차 핵실험의 파괴력은 다 같이 17킬로톤이었다. 그런데 2016년 9월 제5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35킬로톤에 달했다. 흔히 비교기준으로 삼는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파괴력은 16킬로톤 안팎으로 평가되어왔다.


    북한의 제6차 수소폭탄 실험 이전의 5차례 원폭실험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적어도 제5차 핵실험 때 북한은 기존의 5대 핵보유국이 첫 원폭실험 때 얻은 폭발력을 획득했다는 사실이다. 제5차 핵실험의 폭발력을 헤커처럼 20킬로톤으로 보든, NTI의 평가처럼 35킬로톤으로 보든 북한의 제5차 원폭실험의 파괴력은 과거 5대 핵보유국들의 첫 원폭실험 파괴력과 근사하다. 1945년 7월 16일 미국의 첫 원폭실험은 20킬로톤, 1949년 8월 29일 소련의 첫 원폭실험은 22킬로톤, 1952년 10월 3일 영국의 첫 원폭실험은 25킬로톤, 1960년 2월 13일 프랑스의 첫 원폭실험은 70킬로톤 그리고 1964년 10월 16일 중국의 첫 원폭실험은 22킬로톤의 파괴력을 기록했다.


    북한이 성공한 수폭실험이라고 주장하고 또한 세계도 인정한 2017년 9월 3일의 제6차 핵실험에서 얻은 폭발력 수치는 5대 핵보유국들이 과거 수폭실험에서 기록한 수치와는 큰 차이가 있다. 역사상 최대 파괴력을 보인 수폭은 소련의 57메가톤5만 7,000킬로톤급 수폭이다. 미국 수폭의 최대 파괴력은 15메가톤이었다. 영국은 3메가톤, 프랑스는 2.6메가톤, 중국의 4메가톤이었다. 사상 최초의 수폭실험은 미국이 1952년 11월 1일 마셜군도에서 행한 것으로 파괴력은 10.4메가톤이었다. 태평양의 비키니 환초Bikini Atoll에서 실험한 ‘아이비 마이크’Ivy Mike라는 이름의 이 사상 최초 수폭은 무게가 62톤에 달할 정도로 너무 크고 무거워 당시 미국의 어떤 폭격기로도 실어나를 수 없는 크기였다. 다만 수소폭탄의 원리를 실제로 구현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다. 소련의 첫 수폭실험은 1953년 8월 12일에 지금의 카자흐스탄에서 했다. 영국은 1957년 5월, 중국은 1967년 6월 그리고 프랑스는 1968년 8월 첫 수폭실험을 했다. 


    북한의 첫 수폭실험의 파괴력이 헤커의 평가까지 감안해 140~250킬로톤에 이른다고 할 때, 5대 핵보유국의 수폭에 비하면 차이가 크지만, 북한의 제4, 5차 핵실험에 비해서는 대체로 10배 안팎으로 강력해진 파괴력이었다. 


    실제로 수폭을 사용하려면 탄두에 장착 가능한 크기로 소형화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도 2017년 3월 이후 미국의 많은 전문가가 북한이 그 기술을 터득했다고 믿기에 이르렀다. 그 무렵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언론이 ‘디스코 볼’disco ball 같다고 야유한 모양의 물체를 김정은이 참모들과 함께 들여다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이것이 ‘수소폭탄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 사진이 가공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과장을 지낸 브루스 클리그너Bruce Klingner는 “북한이 (핵무기) 무기화와 소형화를 마쳤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과 그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것은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사실을 뜻한다. 북한이 기존에 갖고 있는 제한된 핵물질로 더 강력하고 더 많은 핵폭탄을 제조해낼 수 있는 단계에 왔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상은 북한이 파괴력이 충분한 핵폭탄과 수소폭탄을 생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였다. 북한은 현 단계에서 그러한 핵폭탄을 얼마나 많이 만들 수 있는가. 이 역시 중요한 문제다. 북한이 지금까지 확보한 플루토늄이 얼마나 되며 해마다 얼마나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가. 또 북한이 2010년 서방에 공개한 우라늄농축 시설이 전력 생산을 위해 저농축우라늄Low Enriched Uranium: LEU만 생산하는 평화적 시설인지, 아니면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무기급 고농축우라늄Highly Enriched Uranium: HEU도 생산하는 시설인지도 중요한 의문사항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군축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 ACA가 2017년 10월 파악한 바로는, 북한은 2016년 기준으로 약 10개 플루토늄 기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갖고 있다. 북한은 2013년부터 산발적으로 영변의 5메가와트 흑연감속 원자로를 가동해 플루토늄을 얻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용 고농축우라늄 물질도 보유하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는 게 이 단체의 견해다. 이 단체는 “북한은 2010년 우라늄농축용 원심분리기prototype centrifuges 시설을 서방에 공개했다. 그러나 그것이 무기용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다만 “만일 북한이 이 시설을 이용해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한다면 2015년 기준으로 4~8개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우라늄 핵물질을 추가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그래서 2020년이 되면 북한은 적게는 20개, 많게는 100개에 이르는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갖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그런데 북한이 2017년 9월 3일 제6차 핵실험으로 수소폭탄 제작에 성공함에 따라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기존에 갖고 있던 핵물질만으로도 더 강력하고 더욱 많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북한이 생산 가능한 핵폭탄 수는 위에서 계산한 수치보다 훨씬 더 늘어난다.


    헤커는 2017년 12월 초 『포린어페어스』에 글을 기고하면서 그 시점에서 새로 계산한 북한의 핵무기 규모를 제시했다. 그가 우선 중요하게 보는 것은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의 양이다. 헤커는 북한이 2017년 12월까지 생산한 플루토늄의 양은 대체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는 그 디자인의 세부사항들까지 잘 알려져 있고, 그것의 가동 여부는 상업위성만으로도 쉽게 모니터링된다. 헤커는 북미 간 외교협상이 진행된 시기에 국제사찰팀이 영변 원자로를 사찰한 결과와 그 자신이 북한을 방문해 플루토늄 시설들을 관찰한 경험 그리고 영변의 유능한 기술진과 몇 차례 만난 뒤 북한이 생산한 플루토늄의 양은 20~40킬로그램이며, 이는 핵무기 4개에서 8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평가했다. 


    둘째로는 북한이 실제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했는지, 생산했다면 얼마나 만들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헤커는 그 부분이 대단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원심분리기를 멀리서 찾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원심분리기 시설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0년 헤커를 포함한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을 초빙해 해당 시설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 밖에 어떤 외국인도 북한의 우라늄농축 시설을 본 일이 없다. 헤커는 자신의 방문과 위성사진 그리고 핵심물질과 부품들의 수입과 생산에 대한 확률분석에 따른 평가를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을 대략 250~500킬로그램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핵무기를 추가로 12~24개 제조하는 데 충분한 양이다. 헤커의 이러한 추정치에는 그가 영변에서 목격한 대규모 우라늄농축 시설 외에도 북한이 농축기술을 테스트하려고 비밀리에 설치한 원심분리기 시설이 한두 곳 더 있을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헤커는 북한이 소수의 수소폭탄을 생산할 능력도 갖췄다고 판단했다. 수소폭탄을 제조하려면 무거운 형태의 수소인 중수소重水素, deuterium와 삼중수소三重水素, tritium가 필요하다.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을 이용한 핵분열 폭탄으로 수소폭탄의 핵융합 첫 단계가 촉발되는데, 이 단계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헤커에 따르면, 북한은 중수소와 삼중수소 그리고 리튬 합성물인 ‘중수소화 리튬-6’Lithium-6 deuteride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입증했다. 이 중수소화 리튬-6는 수소폭탄이 폭발하는 핵융합단계에서 삼중수소를 생산해내는 물질이다.


    이것을 전제로 헤커는 2017년 12월 기준 북한이 얼마나 많은 무기급 핵물질을 갖고 있는지를 계산했다. 알다시피 북한은 2006년 이래 여섯 차례 핵실험을 했다. 헤커는 2016년 핵실험제4,5차 실험의 파괴력이 10~25킬로톤에 이르렀기 때문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것들과 동급이라고 보았다. 이에 비해 제6차 핵실험의 파괴력은 200~250킬로톤으로 평가했다. 그 이전에 비해 최소한 10배 더 강력한 것으로, 헤커는 2단계수소폭탄 폭발이 성공적으로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그 이전에 비해 최소한 10배 더 강력한 것으로, 헤커는 2단계 수소폭탄 폭발이 성공적으로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2016년 1월의 제6차 핵실험은 수폭실험이라고 주장했지만, 설득력이 없었다. 하지만 제6차 핵실험은 완전히 달랐다.


    이러한 실험들에 쓰인 핵물질들을 빼고 남은 재고량을 계산한 결과, 헤커는 북한이 핵무기를 25~30개 제조할 핵물질을 갖고 있으며 해마다 핵무기 6개에서 7개를 추가할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았다. 헤커는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nstitute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Security: 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David Albright가 북한이 2017년 말 기준 15개에서 34개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을 갖고 있고, 여기에 해마다 핵무기 3개에서 5개를 추가할 수 있는 분량의 핵물질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으며, 이는 헤커 자신의 판단과 비슷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헤커는 미국 정보기관들에서 유출된 문건이 있는데, 이에 따르면 북한이 가진 핵무기는 헤커 본인이나 올브라이트가 평가한 것보다 더 많은 60개에 이른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1994년 북미 간에 맺어진 제네바합의에 따른 미국 측 의무사항의 하나가 바로 경수로Light-Water Reactor: LWR 제공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김영삼 정권 내내 지체되다가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야 비로소 삽을 뜨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2년 조지 부시George W. Bush 행정부가 그 합의를 아예 파기하면서 가까스로 기공식을 한 경수로 제공사업은 완전히 중단되었다. 『38노스』38North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그 후 자신의 힘으로 소규모 경수로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리고 이 경수로들에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서 우라늄농축을 한다고 보았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건설한 경수로가 전력생산이라는 기능뿐만 아니라 이 경수로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이용해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이중적 기능까지 수행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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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저자 · 이삼성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가톨릭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일본의 리쓰메이칸대학교 객원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한림대학교 정치행정학과 교수로 재임 중이며, 한림대학교 학술상(2010)ㆍ백상출판문화상(저작 부문, 1999)ㆍ단재상(1998)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1ㆍ2』(한길사, 2009), 『세계와 미국: 20세기의 반성과 21세기의 전망』(한길사, 2001), 『20세기의 문명과 야만: 전쟁과 평화, 그리고 인간의 비극에 관한 정치적 성찰』(한길사, 1998) 등이 있다. 또한 주요 논문으로는 박사학위 논문인 「American Political Elites and Changing Meanings of the Vietnam War: The Moral Dimension in Congressmen's Foreign Policy Perspectives」(1988)와 「한국전쟁과 내전:세 가지 내전 개념의 구분」(『한국정치학회보』, 2013), 「제국과 식민지에서의 '제국'」(『국제정치논총』, 2012), 「'제국' 개념의 고대적 기원:한자어 '제국'의 서양적 기원과 동양적 기원, 그리고 『일본서기』」(『한국정치학회보』, 2011), 「'제국' 개념과 19세기 근대 일본:근대 일본에서 '제국' 개념의 정립 과정과 그 기능」(『국제정치논총』, 2011), 「'제국' 개념과 근대 한국:개념의 역수입, 활용, 해체, 그리고 포섭과 저항」(『정치사상연구』, 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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