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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지원센터

함께 읽기같이 읽어볼까요? 함께 읽고, 보고, 이야기 나누기에 좋을 책과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검열의 역설 2025-01-22 17:29:43
								

지난 12·3 난데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계엄사령관이 발표한 포고령 제13조을 기억하시나요?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여러분은 이 포고령을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책 읽는 우리에게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온 이 한 줄은 역설적으로 글이 가진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검열의 사전적 정의는 언론, 출판, 보도, 연극, 영화, 우편물 따위의 내용을 사전에 심사하여 그 발표를 통제하는 일. 사상을 통제하거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검열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이지만, 우리 일상에서 검열이라는 단어를 빼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역사적인 해였는데요.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그의 책에 대한 검열의 목소리도 함께 제기되었습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에서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청소년에게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전국 학교 도서관에서 해당 책을 비치하지 말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민원이 많아질수록 도서관의 지적 자유가 침해될 뿐만 아니라, 사서들도 수서 시 자기검열을 강요받는 상황에 내몰리게 됩니다. 도서관은 다양한 책을 접하고 가치 판단을 하는 역량을 키워나가는 곳인데, 이러한 근간이 흔들리는 것입니다.

 

검열에 맞서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위한 시민연대'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표현의 자유와 이를 뒷받침하는 독서 및 도서관의 자유, 출판의 자유를 지키고자매년 9<금서읽기주간>을 개최하며 독자의 권리, 도서관의 자유, 출판의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검열의 문제는 단순히 책의 내용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생각과 말할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이제, 잠시 우리 손에서 빼앗겼던 출판의 자유와 검열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과 영화를 소개합니다.

 

 

검열관들 : 국가는 어떻게 출판을 통제해왔는가』 (로버트 단턴 지음, 박영록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

 

책의 저자 로버트 단턴은 서론에서 검열관들의 활동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정책 입안자들이 어떤 식으로 사고했는지, 정부가 그 독점적 권력에 위협이 되는 것을 상대로 어떠한 정책을 마련했는지, 또한 그러한 위협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알게 될 것”(p.8)이라 말하며 18세기 프랑스, 19세기 영국령 인도, 20세기 동독 체재를 중심으로 검열관의 역할을 서술합니다. 다음 이어지는 문단에서는 각 사례별로 검열관의 역할을 같이 살펴보아요.

 

먼저, 18세기 프랑스에서 검열관은 출판물의 내용을 억압하기보다 수정과 협상을 통해 작가와 출판업자들이 작품을 적절히 조정하여 출판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검열보다는 오늘날의 추천사와 같은 역할이라고 볼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검열관들은 문학과 철학에 조예가 깊은 엘리트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대화를 나누며 가능한 작가의 예술적 비전을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19세기 영국령 인도에서 검열은 억압 이상의 역할을 하며 제국의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는 서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었고 검열관들은 영국의 지배를 유지하고 식민지 사회를 관리하는 데 중요 역할로 묘사됩니다. 20세기 동독에서는 검열이 다른 국가의 사례에 비해 훨씬 엄격하게 자행되었고, 작가와 출판사들은 종종 국가의 승인을 받기 위해 자기검열을 하면서도 암시적 언어나 우회적 표현을 통해 저항했다고 합니다. 동독의 검열은 국가 권력의 강력한 도구였지만, 동시에 예술적 저항과 창의성을 자극하는 양면적 효과가 있었음을 알려줍니다.

 

단턴은 당시 검열을 단순한 억압 행위로 보기보다 공공 도덕과 국가 이익을 보호하려는 교양 있는 엘리트들이 주도한 복잡한 시스템이며 검열을 무지한 관료들이 자행한 노골적인 억압으로 보는 건 오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책에서 언급된 3개국과 달리 권위주의 체제 밑에 있지 않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검열을 과연 어떻게 바라보는 게 맞을까요?

 

『검열관들 : 국가는 어떻게 출판을 통제해왔는가』

→ 책 정보로 이동하기 

 


 

 

<함께 나눠볼 질문>

1. 민주주의 사회에서 검열은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한으로 작동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 자체로 자유에 대한 위협일까요?

2. 검열이 억압이 아닌 조정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면, 민주주의에서 그 경계는 어디에 있을까요

3. 검열을 단순히 억압으로 보지 않는 관점에 동의하시나요?

4. 검열관의 배경(지식, 권력 등)이 검열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요?

 

 

<더 포스트> (미국 | 2018)

 

<더 포스트>는 펜타곤 페이퍼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보고서 작성 임무를 맡았던 댄은, 미국 정부가 승산이 없는 전쟁임을 알면서도 자국의 젊은이들을 계속 파병시키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1급 기밀 보고서인 펜타곤 페이퍼를 빼돌려 뉴욕타임즈에 제보하게 됩니다. 펜타곤 페이퍼 관련 보도는 미국 여론을 뒤흔들었고, 뉴욕타임즈는 국가 기밀 누설 혐의로 법적 조치를 받게 됩니다. 그 후, 워싱턴포스트의 직원이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하면서 신문사의 사주인 캐서린은 보도를 강행할 것인지, 침묵할 것인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내용입니다.

 

캐서린이 결정을 내리기 직전까지 워싱턴포스트 내부에서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집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최우선 원칙으로 내세우는 편집부와 정부의 탄압을 걱정하는 이사진 측의 갈등 속에서 캐서린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곱씹게 만드는 두 개의 명대사를 소개합니다.

 

먼저 펜타곤 페이퍼를 직접 만든 캐서린의 지인 맥나마라의 대사입니다.

 

그 보고서는 후대 학자들을 위한 자료로 만든 거예요.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고 언론이 객관적일 수가 없소. 대중에겐 알 권리가 있지만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읽힐 수 있을 때까지는 그 문서는 공개되지 않는 편이 나아요.

그리고 정부의 언론 탄압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영화 속 인터뷰어의 대사입니다.

 

보고서의 공개를 반역과 같다고 한 존슨 대통령의 반응에 충격을 받았습니다특정 정권이나 개인의 평판이 손상된 것을 국가에 대한 반역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반응입니다. “짐은 곧 국가다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언론은 역사의 첫 번째 페이지를 장식하는 초고라는 <더 포스트>의 핵심 메시지를 되새기며 영화 소개를 마무리합니다. 함께 읽는 우리의 행위가 독서의 자유, 론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탄탄한 기반이 되어 올바른 민주주의가 흔들림 없이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더 포스트>

→ 영화 정보로 이동하기

 


 

 

 

 

[더 읽을거리]

 

책 : 대통령의 독서

: “대통령의 책은 단순히 개인적인 독서 이력이 아니다. 국정철학을 비추는 거울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읽고 사유해야할 공동의 유산이다” - 하림(음악가,작가)

→ 책 정보로 이동하기


 

 

:

1984』  → 책 정보로 이동하기

동물농장』 → 책 정보로 이동하기

검열과 통제 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자유와 진실을 지키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조지오웰의 고전 두 권.


 

 

칼럼 : <윤 정부에서 사라져버린 책들... 이런 정부는 처음이다>

: 끝나지 않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칼럼 시리즈에요.

→ 읽어보기


 

전시 : 국회사무처 의원회관 추천 도서 전시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은 어떤 책을 읽고 추천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 살펴보기

 

 

영화 : <오피셜 시크릿>

<더 포스트>를 즐겁게 보셨다면 이 영화도 좋아하실 거에요.

→ 보러 가기


 

 

 

 윤이지(책읽는사회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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