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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지원센터

동아리 소개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책이 만난 이야기

독서동아리 ‘북스앤쿡’ [인터뷰] 책, 음식, 사람으로 채운 새로운 페이지 : ‘북스앤쿡’
  • 서울특별시 마포구 굴레방로 31 (아현동) 2층, 북스앤쿡
    1. 소리굿 아구 undefined 공장의 불빛 (김민기 지음, 지만지드라마 펴냄)

    2. 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다산책방 펴냄)

    3. 돌봄 선언 (더 케어 컬렉티브 지음, 니케북스 펴냄)

    4. 비건 베이킹(큰글자도서) (송은정 지음, 인디고(글담) 펴냄)

								

독서동아리를 할 때 책과 사람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열에 아홉은 이 질문에 음식이라고 답하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역할을 넘어서, 독서동아리의 화목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음식만큼 좋은 건 없지 않을까? 오늘 인터뷰는 책과 음식이 함께 있는 서점 공방 북스앤쿡에서 진행되었다. 아현역 3번 출구로 나오면 건물 사이로 보이는 노랑 벽돌집의 2층에 위치한 북스앤쿡은 독서 모임뿐만 아니라 영화 감상 모임, 원데이 쿠킹 클래스 등을 운영하며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 하나 서점 지기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는 이곳에서 운영되는 독서동아리는 어떤 모습일까?

 

 


 

 

현재 북스앤쿡공방에서는 2개의 독서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북소낭(북스앤쿡 소설낭독모임)’으로, 북내레이션 전문가가 진행하는 소설낭독 모임이다. 모임의 진행자 황아라님은 새로운 독서 모임을 고민하던 중 북스앤쿡을 방문하게 되었고, 장소에 한눈에 매료되어 이곳에서 독서동아리를 결성하게 되었다. 또 다른 독서동아리는 천독방으로, 이름이 없던 독서동아리에 서점 지기가 직접 붙여준 이름이며 천사들의 독서 방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정작 회원들은 독서동아리 이름을 직접 소개하기 부끄러워했지만, 인터뷰 내내 한없이 따뜻했던 독서동아리 회원들에게 매우 잘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싶다.

 

이번 인터뷰는 북소낭의 진행자, ‘천독방의 회원 다섯 명, 서점 지기 총 일곱 명이 함께하게 되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서점 지기가 준비해준 다양한 순서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서점 한편에 마련된 공방에서 직접 만들어 제공되는 음식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는 것이었다. 식품영양과 예술치료를 전공했다는 서점 지기는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을 끊임없이 준비해주었다. 가장 먼저 식탁에 올려진 것은 치킨 수프와 곡물빵이었다. 빵이 온기를 잃지 않도록 아래 깔아둔 따뜻한 자갈은 서점 지기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곁들여 먹는 당근 라페도 눈 깜빡하면 없어져 있을 정도로 인기 만점이었고 후식으로 준비된 사과 타르트까지, 최고급식당 부럽지 않은 식사였다. 그뿐만 아니라 베이킹 체험의 시간도 마련되어있었는데, 홍시와 코코아 가루, 두 개의 재료만을 사용해서 만드는 비건 초코 푸딩과 각종 씨앗과 말린 대추 등을 섞어 만든 건강한 후식을 함께 만들었다. 이곳에서 먹고 만든 모든 음식은 서점 지기가 직접 연구하고 만든 레시피들로, 그 속에 가득 담긴 사랑과 정성 때문인지 배와 마음 모두가 넉넉하게 채워지는 시간이었다.

 

 

 

 

 

푸짐한 식사 이후에는 북소낭진행자의 미니 낭독 강연이 진행되었다. 단어와 문장, 문단 사이의 작은 쉼(Pause)이 갖는 강렬한 역할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배운 내용을 토대로 함께 비건 베이킹 (심란한 날에도 기쁜 날에도 빵을 굽자)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북스앤쿡이라 가능한 다양한 오프닝 활동을 마무리한 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정송심| ‘북스앤쿡의 서점 지기이자 북방장이며 독서와 베이킹을 접목해 나눔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독서뿐만 아니라 이곳을 다녀가시는 분들이 삶의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황아라| 오디오북 내레이터, 낭독 독서 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황아라입니다. ‘북스앤쿡에서 소설 낭독모임 북소낭을 진행하고 있어요.

장방임| 이순耳順에 맞게 귀는 순하고, 눈은 보배롭게, 2의 인생을 장식하고픈 여인이자 SNS상에서는 '짱이야'란 닉네임으로 소소한 인생 스토리를 엮어가는 중입니다.

이차연| 자연의 모든 변화를 좋아하는 63년생 이차연입니다.

김기순| 조기퇴직을 결행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퇴직 첫날처럼 하루하루를 잘 보내고 있는 59년생 김기순입니다.

이하옥| 결정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서 조기퇴직을 결정한 게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하옥입니다. 자연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인혜| 정년 전과 후가 180도 다름을 몸으로 느끼며 사는 은퇴 4년 차 고인혜입니다.

 

 

북스앤쿡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정송심| 202311월 처음 이 공간을 열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양식과 몸의 양식을 함께 만족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북스앤쿡이라는 이름에는 책과 음식을 통해 마음과 생각을 나누며, 충만하고 행복한 시간이 일상의 에너지원이 되어 삶의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곳이 지향하는 세 가지 목표는 첫째, 베이킹과 쿠킹을 조화롭게 즐기는 것, 둘째, 낭독을 중심으로 한 독서를 실천하는 것, 셋째, 아직 참여율이 낮은 시니어 독서 모임을 확장해 풍요로운 노년의 삶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천독방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독서동아리인가요?

 

김기순| 천독방은 올해 7월에 탄생한 신생 독서동아리에요. 고향 친구, 전 직장 동료 넷이 모여 코로나 시기에 어쩌다 넷이라는 걷기 모임을 결성한 게 시작이 되었어요. 저희가 함께 걷는 모습을 SNS에 올렸는데, 저의 친척이기도 한 북스앤쿡대표님이 저희의 모습을 보고 이 공간에서 함께 독서 모임을 하는 것이 어떨지 먼저 제안을 주신 거죠. 그래서 회원들과 함께 공간에 방문했는데, 마음에 무척 들어서 바로 독서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걷기 모임 어쩌다 넷에 한 명이 더 추가되어 현재는 다섯 명이 함께 독서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천독방의 운영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김기순| 매주 금요일 오전 함께 산책으로 모임을 시작하고, 오후에는 이곳 북스앤쿡에 모여 점심을 먹으며 북방장님과 낭독모임을 시작해요. 낭독 이후에는 책에 관한 이야기, 낭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요.

정송심| 독서동아리 초창기에는 제가 발제문을 준비했었는데, ‘천독방회원들은 발제문이 없어도 충분히 깊은 대화가 가능하더라고요. 시니어분들은 삶의 굴곡을 다 거쳐오신 분들이니까 같은 내용을 보더라도 더 많은 지혜를 나눠주실 수 있고, 그동안 겪었던 이야기와 생각을 나눠주셔서 발제문이 없어도 모임이 풍성해요. 그래서 지금은 모여서 낭독을 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답니다.

 

 

독서동아리에서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활동들이 있나요?

 

정송심| ‘천독방과 함께 북스앤쿡에서 올해 연말에 그림과 음악, 낭독이 함께하는 작은 행사를 예정하고 있어요.

황아라| 아직은 없지만, 내년에는 다양한 활동을 해보려고요. 나만의 오디오북을 만들거나 작은 낭독회를 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우리 독서동아리만의 자랑거리나 특색이 있나요?

 

황아라| ‘북소낭은 전국 유일무이의 독서동아리예요. 소설만 읽고, 소리 내어 읽고, 맛있고 건강한 음식이 함께합니다. 소설낭독은 마치 연극치료처럼 억눌렸던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통로가 되어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좋은 음식은 몸을 건강하게 해요.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돌보는 안전지대가 되길 바라며 만들었어요. 물론 책을 통해 다양한 삶을 간접경험하고 회원들과 감상을 나누며 생각의 폭을 넓히는 건 기본입니다. (웃음)

정송심| 각자 삶의 역사가 책과 함께 녹아 나와 함께 흐르는 시간이기에 시간이 쏜살같이 달립니다. 열린 마음의 회원들 덕분에 편하게 귀 기울이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그런 것 같아요. 시간이 짧아서 늘 아쉬움을 담고 헤어지는데 조만간 함께 1박 하자는 제의도 있었습니다.

이차연| 회원들이 모두 인간적인 것이 저희 모임의 자랑거리에요. 그리고 북방장님이 손수 차려주시는 건강한 음식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이하옥| 독서 모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수십 년을 함께 해 온 든든한 동반자들과 서로를 향한 배려의 마음이 우리 독서동아리의 자랑거리에요. 그리고 늘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으로만 살아왔던 나에게 북방장님의 따뜻한 밥상은 엄마를 떠올리게 해주기 때문에 매주 금요일이 기다려져요.

고인혜| 둘레길 걷기와 독서 그리고 요즘에는 차박까지 함께 다니는 자연을 사랑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회원들이 독서동아리의 자랑거리입니다.

 

 

 

 

 

 

독서동아리를 하면서 슬럼프는 없었나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정송심| 제 경우엔 여러 독서 모임을 하다 보니 일주일에 책 두세 권을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오디오북을 듣기도 하지만 결국 e-book은 종이책만큼 머리에 남지 않더라고요.

황아라| 슬럼프보다는 모임 시간이 평일 오후라 참여하고 싶어도 못 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아쉽긴 해요. 그런데 돌아가면서 낭독하는 윤독 모임은 인원이 적당한 게 좋아서, 필요하다면 주말이나 다른 시간대에 하나 더 모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독서동아리 하기 잘했다 생각이 든 적이 있나요? 언제였나요?

 

정송심| 늘 합니다. 삶은 혼자가 아니며 생각도 함께해야 시너지가 나니까요.

황아라| 좋아하는 책이 쌓여가는 것을 보며 행복해질 때, 내가 놓쳤던 책 속의 재미를 회원들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 나의 낭독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분들이 있을 때.

장방임| 모일 때마다 독서동아리 하길 잘했다고 느껴요.

이하옥| 독서동아리를 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참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아요.

 

 

독서동아리를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정송심| 한 사람의 생각이 아닌 여러 사람의 생각이 모여 배움이 확장되는 것과 반강제로라도 책을 한 줄 이상 읽게 된다는 장점이 있고 잃은 것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황아라| 나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얻은 것 같아요.

장방임| 책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는게 얻은 점이에요.

김기순| 아주 특별한 북방장님과의 만남과 정이 많은 좋은 사람들과 매주 만날 기회를 독서동아리가 제공해주었어요.

이하옥| 미소도 마음도 예쁜 북방장님과 책과 함께 할 동반자들을 얻었습니다.

 

 

함께 읽었던 책 중에 특히 좋았던 책을 소개해 주세요.

 

정송심| 희곡 소리굿 아구/ 공장의 불빛은 삶의 고통을 해학의 글로 풀어내서 좋았고 회원들과 서로 역할을 나누어 읽으니, 마치 한 편의 연극공연을 올린 듯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시선으로부터도 추천하고 싶은데, 이 책은 한 여인과 그 자손들의 좌충우돌하는 저린 삶의 역사를 담고 있고 과거를 회상하며 바라본 삶의 모습을 써 내려간 글이에요. 두 권의 책 덕분에 울림이 큰 한 달을 보냈습니다.

황아라|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가 좋았어요. 단편소설이고 어렵지 않아 독서동아리가 처음인 분들도 부담 없이 함께 할 수 있어 좋았고, 작가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낭독하며 우리의 목소리로 읽으니 더 마음에 와닿았어요.

장방임| 돌봄 선언(상호의존의 정치학)은 함께 낭독한 첫 번째 책이기도 하고 우리 삶 속에서 직간접적으로 많이 직면하는 주제를 심도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서 추천해요.

 

 

독서동아리에 선뜻 참여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송심| 무엇이든 첫발이 어려운 것 같아요. 돌아보면 별것 아니었고 이 낮은 문턱을 내가 넘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낯선 사람은 친구가 되고 어려움은 익숙함이 됩니다. 두려워도 도전하면 나의 성취가 되니까 그냥 시작하시라고 하고 싶어요. 무조건요!

황아라| 만약 발제나 토론 등이 부담되신다면 주변에 낭독동아리가 있는지 찾아보세요. 소리 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입을 뗄 수 있고, 서로의 낭독을 경청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솔직한 내 생각을 꺼낼 수 있는 안전함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장방임| 일단 시작하세요. 고민은 그 뒤에 할 일!

이차연| 독서동아리의 지향점과 자신의 성향을 고려하여 좋은 독서동아리를 만나시길 바라요.

이하옥| 시작이 반이에요. 혼자는 힘들지만 어울리면 힘이 되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돼요.

고인혜| 뭔가 두려움이 있나요? 뭐든 처음은 많이 힘들지만, 힘을 내어 도전해 보면 큰 기쁨이 있을 것에요. 한번은 어려워도 두 번째는 쉬워져서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어지는 것 같아요.

김기순| 만났을 때 편한 사이라면 테이블 위에 책 한 권을 가볍게 올려놓는 건 어떨까요?

 

 

북스앤쿡에서의 인터뷰가 특별했던 이유는 이들의 만남이 은퇴 후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데 있었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산책을 하고, 정성스럽게 차려진 따뜻한 밥을 먹으며 대화하고, 책을 매개로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이들의 독서 모임은 단순한 나눔을 넘어, 은퇴 후 새롭게 열린 삶의 페이지를 차곡차곡 채워가는 따뜻한 공동체였다.

서점 공방 '북스앤쿡'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books_n_cook/

어쩌다 넷걷기 모임 카카오 스토리 https://story.kakao.com/jangbangim



인터뷰 일시 : 2024년 11월 4(월) 

인터뷰 진행 윤이지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간사)

최종 등록일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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